본문 바로가기
시골썸 일상

발목 수술 후기#1(종비인대, 전거비인대 완전 파열)

by 시골썸 2020. 9. 14.

안녕하세요. 시골 섬에 살고 있는 시골썸입니다. 저는 한동안 제 블로그에 포스팅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발목 인대 수술 때문이었어요. 그런 제가 지금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이제야 조금 살만해졌기 때문이랍니다. 저의 발목 인대 수술 후기를 통해서 혹시나 저와 같은 수술을 하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쓰는 것이니, 최대한 자세하게 써보도록 할게요.

 

 

목차

     

    1. 부상의 이유

    저는 운동을 굉장히 좋아해서 운동중독에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동안 숱하게 발목 부상을 당해왔었죠. 발목 부상의 이유는 주로 배구가 원인이었는데요. 점프를 하고 난 뒤 착지를 할 때 보통 상대방의 발을 밟거나 하면서 발목이 돌아가 외측 인대가 과도하게 늘어나서 생긴 부상이 대부분이었죠. 그래서 하도 자주 다치다 보니 다치는 순간, 보통 "이것은 일주일 운동 불가의 부상이고, 이것은 한 달 운동 불가의 부상이다."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으니깐요.

     

    그런데 이번에는 상대방의 발을 밟고 발목이 돌아가서 다치는 순간 복귀 시기가 불명확한,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측정불가의 부상이라는 느낌이 확 들더라고요. 상대의 발을 밟고 넘어지는 순간 발목에서 뿌지직(?)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돌아간 발목이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는데, 돌아간 발목을 두 손으로 잡고 원상태로 돌려놓으려 하니 다시 뿌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원상태로 돌아갔으니깐요.

     

    2. 부상 당일(2020.9.2)

    다치자마자 얼음찜질을 했으며, 붕대로 발목을 감싸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어요. 그런데 제가 사는 곳은 시골 섬... 그래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1시간 거리에 있는 인근 중소도시 정형외과로 갈 수 있었어요. 이때 발목은 이미 붓기 시작해서 코끼리 발목만 해져 있는 상태였죠. 제 발목을 보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심상치가 않네요. 일단 엑스레이를 찍어봅시다."라고 말씀을 하셨고, 엑스레이를 보시고서는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지만, 발목 관절의 간격이 벌어져있는 것으로 보아 외측 인대 파열이 강하게 의심된다고 하셨죠.

     

     

    역시나 초음파로 확인을 해보니, 종비 인대와 전거비인대 완전 파열이 일어났으며 수술을 해야 할 정도의 부상이라고 말씀하셨죠. MRI예약을 잡아 줄 테니, 이틀 뒤에 수술을 하자고 하셨어요. 

     

    이때 든 생각은 "수술하면 아프겠지? 일은 어떡하지? 수술하면 힘들겠지? 이런 생각이 아니었어요. 

     

    "아 망했다. 몇 달은 운동 못하겠네... 한창 수영 인터벌 페이스 올려놨는데. 발목 굳어지면 발차기 속도 안 나오는데, 망했다."

     

    코로나로 수영장 문이 닫아도 바다에 나가서 수영을 했던 저였으니깐요.

     

    아무튼 수술 예약을 잡아놓고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죠. 이때까지는 긴장을 해서 그런지 발목의 통증은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잠을 자려고 누우니 그때부터 엄청난 통증이 시작되었어요. 병원에서 준 진통제를 먹고 계속 얼음찜질을 했지만, 그날 밤은 통증으로 거의 한숨도 자지 못했답니다. 

     

    3. 부상 다음날(2020.9.3)

    통증은 부상 당일에 비해서 많이 완화됐지만 최소 3개월은 운동에 복귀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저를 힘들게 했어요. 이날은 딱히 이벤트는 없었고 배운 대로 하루 종일 RICE 요법을 실시했어요. 

     

    ※ RICE요법 : Rest(휴식), Ice(얼음찜질), Compression(압박), Elevation(환부 높임)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것으로 스포츠 부상으로 근골격계에 이상이 생겼을 때 하는 초기 응급처치법.

     

     

    수술만은 피하고 싶어서 이날 인터넷에서 폭풍 검색을 해본 결과 종비인대와 전거비 인대가 완전 파열이 돼도 비수술적으로도 치료가 가능하긴 하지만, 발목 불안정성과 나이가 들어서 발목 관절염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그냥 체념을 했어요. 운동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번에 수술을 하지 않고 넘어가더라도 덜렁이는 발목을 가지고는 언젠가는 더 큰 부상을 입을 것이 분명했으니깐요.

     

    4. 수술 당일(2020.9.4)

    홀로 목발과 목우촌 아이스팩을 장착하고 병원으로 MRI를 찍으러 갔어요. 수술 병원에는 MRI가 없어서 다른 병원에 가서 MRI를 찍고 CD를 가지고 수술을 할 정형외과로 갔답니다. 그 후 홀로 입원 수속을 진행하고, 용감하게 수술실로 들어갔지요. 그럼에도 역시나 수술실은 무서웠어요. 그런데 막상 수술실에 들어가니 무서워할 새도 없이 하반신 마취를 하면서 수면마취까지 동시해 해버려서 잠에서 깨니 수술이 거의 다 끝나가고 있었지요. 수면마취제에 취해서 헛소리를 많이 한 것 같아요.

     

    "선생님 저 깨버렸어요. 무서우니깐 다시 재워주세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때 깬 것이 아닌 것 같아요. 그냥 비몽사몽 헛소리 중이었던 것이죠. 이렇게 약 1시간 30분 정도의 수술이 끝난 뒤 병실로 돌아가니 와이프와 제 딸이 와있었어요. 

     

    하반신 마취가 서서히 깨 가면서 발목이 욱신거렸지만 생각보다 아프지는 않았어요.(과연?) 오히려 하루 종일 금식으로 인한 배고픔이 더 참기 어려웠죠. 나중에 다른 후기를 찾아보니 '하반신 마취를 한 후에는 12시간은 누워있어야 한다.' 이런 글들이 많았는데, 저는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아무런 주의사항도 듣지 못했어요. 심지어 마취과 전문의 선생님은 제 지인이었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수술 후 병실로 와서 그냥 1시간 정도 누워있다가 혼자 깽깽이 발로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고, 무통주사 틀고, 음식을 폭풍 흡입을 했을 뿐이에요. 음식을 폭풍 흡입하면서 와이프와 딸에게 "수술 이거 별거 아니네~~ 별로 아프지도 않아! 이야~~ 그리고 음식이 왜 이렇게 맛있냐!!"라고 말을 했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점점 엉덩이랑 무릎 쪽에 감각이 사라지는 거예요!! 심지어 수술한 발목은 전~~ 혀 아무런 통증조차도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야~~ 이거 무통주사 효과 죽이네! 거의 마취제인데?"라고 와이프에게 말하며, 무통주사의 강도를 조금 낮추었죠.

     

    그런데 몇 시간 뒤쯤에 깨닫게 된 사실인데, 이것은 무통주사의 효과가 아니라 단순히 하반신 마취가 아직 안 풀렸던 거였어요. 마취제가 체내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하반신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마취를 시켰던 것이었죠. 몇 시간 뒤에 하반신 마취가 완전히 풀리자 무통주사의 강도를 아무리 강하게 해도, 따로 진통제를 맞아도 발목이 미치도록 아팠으니깐요. 스릴러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이 섣부르게 안심을 하면 꼭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저도 수술 후 섣부르게 안심을 했다가 호되게 당했답니다. 마취가 완전히 풀리자 발목을 누군가가 톱으로 자르는 듯한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어요. 부상 당일 저녁에 아팠던 고통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죠. 생살을 째고, 뼈에 드릴로 나사못을 박고, 찢어진 인대를 꿰맸으니 당연한 고통이었겠지만, 너무나 심한 고통으로 밤에 한 숨도 못 잤답니다.

     

    여기까지가 전거비인대, 종비인대 파열로 인한 발목 인대 수술 후기 1편인데요. 시간의 흐름에 맞게 계속적으로 후기 남기도록 할게요. 

    반응형

     같이보면 가치있는 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