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현대 자동차 그룹의 총괄 수석 정의선 부회장이 드디어 회장으로 부임하였습니다. 그리고 부임 후 채 한 달이 지나기 전인 2020년 10월 26일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3분기 영업손실이 3138억 원이 발생했다고 밝혔지요. 이는 현대차가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영업적자인데요. "CEO 교체 직후 적자 발생"과 같은 일련의 사건은 오늘 설명할 빅베스와 관련이 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빅베스의 뜻과 이번 현대, 기아차의 3분기 실적이 박살난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빅베스 뜻
경제 뉴스란에는 이렇게 가끔씩 빅베스라는 용어가 나타납니다. 빅베스란 경영진이 교체될 때 이전 경영진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누적된 부실을, 현재의 회계장부상에서 최대한 털어버리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이것은 신임 CEO가 장부상으로 깨끗한 원점에서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 이전에 발생한 부실을 최대한 전임 CEO에게 넘기는 행위라고 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빅베스의 방법 중 하나는 안 팔린 물건이 창고에 짱 박혀서 썩어가고 있으나 회계상으로는 자산으로 잡힌 재고자산을 평가 손실 처리하는 것인데요. 올해 초 한세엠케이가 이런 방식으로 빅베스를 하고 난 후 (물론 코로나 19의 영향이 크겠지만) 아직까지도 주가가 헤롱 거리고 있답니다.
이렇게 전임 경영진의 성과를 보고 투자한 주주들 입장에서는 빅베스와 같은 회계처리로 인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몸에 상처가 나면 바로바로 치료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엄마에게 혼나지 않으려고 안 아픈 척하다가 큰 병이 생기면 더 큰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깐요.
2. 빅베스와 현대, 기아차 3분기 실적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은 올해 상반기에도 1분기 8635억 원, 2분기 592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요. 이번 3분기는 품질비용 충당금이라는 빅베스 회계처리로 인해서 313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답니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로 전년 동기 대비 33% 줄어든 195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요.
이번에 발생한 품질비용 충당금은 세타 2 GDi엔질 결함에 따른 보상비용인데요. 해당 차량은 2009년 7월 ~ 2019년 3월 소나타, 2010년 12월 ~ 2019년 그랜져, 2017년 3월 ~ 2019년 싼타페, 2018년 4월 ~2019년 8월 벨로스터, 2010년 5월 ~ 2018년 1월 K5, 2011년 2월 ~ 2019년 6월 K7, 2017년 2월 ~ 2019년 6월 K7, 2017년 2월 ~ 2019년 쏘렌토, 2011년 3월 ~2015년 8월 스포티지 등 총 52만 대에 해당하지요. 현대, 기아차는 이들 52만 대 차량에 대한 평생 보증을 약속했는데, 그 비용이 자그마치 현대차가 2조 1000억 원, 기아차가 1조 2600억 원으로 둘이 합해서 3조 3600억 원이나 된답니다.
하지만 빅베스 발표 직후에도 주가는 출렁이지 않았는데요. 그 이유는 현대차가 2조 1000억 원에 달하는 품질비용 충당금을 평가 손실 처리하지 않았다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 8000억 원대에 달했을 것이고, 기아차도 역시 충당금을 부담하지 않았다면 영업이익이 1조 2000억 원에 달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랍니다.
또한 조금 아팠지만 손톱 밑에 박힌 가시를 빼버렸으니, 향후 자율주행과 전기차, 수소차 등의 신사업에 기업의 핵심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기반도 조성되었다는 판단도 했었겠죠.
오늘은 이렇게 빅베스 뜻과 현대차와 기아차의 3분기 실적은 연관 지어서 이야기를 풀어보았는데요. 오늘 글이 조금이나마 유익한 정보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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